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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으로 길들이기?…배달앱만 배불리는 별점 시스템

별점으로 길들이기?…배달앱만 배불리는 별점 시스템
입력 2021-03-18 20:22 | 수정 2021-05-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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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악의적인 별점과 평가글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맛과 서비스로 정정 당당하게 평가 받는 게 아니라 많은 별과 좋은 글을 얻기 위해 식당들이 어떤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겁니다.

    결국 배달 앱만 웃게 하는 별점, 과연 믿을 수 있는 건지, 또 꼭 있어야 하는 건지, 이어서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황철희씨는 지난해 코로나가 터지면서 배달앱에 가입했습니다.

    가입 후 별점의 중요성을 깨달은 황씨는 서비스 음식을 제공하는 '리뷰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황철희/음식점주]
    "메뉴를 먼저 보는 게 아니라, 그 집의 리뷰 이벤트 댓글부터 보거든요. 별점부터 보니까.."

    월 40만씩 들여 리뷰 이벤트를 했던 황씨는 '이만큼 별점을 높였으면 됐다'는 판단에 리뷰 이벤트를 중단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루 서른 건 넘던 주문이 곧바로 두 세건으로 추락했습니다.

    더 황당한 건, 애써 쌓아둔 별점이 6개월 지나면 사라지게 돼 있어, 또다시 리뷰 이벤트를 해야 한다는 것.

    황씨는 결국 배달을 접었습니다.

    [황철희/음식점주]
    "그래야(사라져야) 또 다시 리뷰 이벤트를 하면서 배달의민족을 쓸 거 아니에요. 저는 배달의, 배민의 노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가지고, 진짜 두번 다시 하라고 해도 안 하고 싶어요."

    배달앱에는, 서비스 음식을 받으면 꼭 별 5개를 남겨달라는 부탁은 기본이고, 별 개수에 따라 서비스 음식에 차등을 두는 경우가 넘쳐납니다.

    사실상 돈으로 별점을 사는 겁니다.

    [음식점주 A씨]
    "요새는 손님들 입장에서도 나쁜 말(리뷰) 쓰면서도 (별점은) 5점을 주는 거예요. 그러면 최근에 노출되어 있는 가게들은 전부 다 5점이에요. 전혀 변별력이 없죠."

    자영업자들이 억울해 하는 건 또 있습니다.

    이 음식점은 배달이 늦었다는 이유로 연달아 1점을 받았습니다.

    죽기살기로 올려놓은 별점이 배달기사 잘못으로 떨어진 겁니다.

    음식점주는 배민 라이더스에 연락해, 배민측 기사 잘못 아니냐, 음식 환불비는 내가 책임질테니 별점이라도 삭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음식점주 B씨]
    "(배민측이) 자기네 잘못은 인정하는데 (별점 삭제할) 방법은 없다는 거예요. 좀 어이가 없죠. 저희 입장에서는.."

    자영업자가 악의적인 별점을 찾아내 신고해도, 삭제가 안 되는 것도 문젭니다.

    욕설 등의 경우를 제외하면, 해당 리뷰가 최대 한달간만 가려지기 때문에, 한달뒤면
    다시 살아나 평균 점수를 깎아먹습니다.

    [음식점주 C씨]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현상 유지하기도 힘든데..이게 내가 잘못했으면..진짜 밤새도록 잠 못 잤어요."

    배달의민족은 "악성·허위 리뷰를 없애는 것 중심으로 시스템을 보완 중"이라면서도,

    네이버가 어제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한다며 없애기로 한 별점에 대해서는 개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가와 거래로 얼룩져 믿을 수 없게 변질된 별점.

    자영업자들은, 지금의 별점 시스템으로 행복한 건 배달앱 뿐이라고 말합니다.

    [황철희/음식점주]
    "그게 비즈니스죠, 자기들 돈 벌려고. 너네는 죽어라고 일만 해라, 우린 돈 벌겠다..그냥 (자영업자들을) 개돼지만도 못하게 생각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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